South Korea Story

제1장 은둔지국의 닭여왕 / 2 - 메르스 사건

hittite23 2025. 3. 22. 23:51
반응형

 

 

 

 

Gustav Klimt 作 / Forester’s House in Weissenbach II (Garden), 1914

 

2

 

히타이트의 지구별 여행이 성사되고 꼬레아에 잠입해 들어간 당시,

꼬레아 반도에는 원숭이 서울(수도) 시장과 문어대가리 보복부(보건복지부) 장관이 있었다. 87 체제라 물리는 헌법 아래에서 민주화 물결이 도도하게 흘러가던 나라였으나 숫쥐에 이어 암탉이 대텅직을 이어받는 탓에 순한 양과 같은 꼬레안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상처를 입어야 했던 시기였었다. 왜 있잖은가, 큰맘 먹고 유럽여행을 꾀하여 프랑스 파리에 당도했더니 홍수로 센강이 범람할 위험에 직면해 있고 강변의 미술관들이 작품 대피시키느라 문을 쳐 닫은 상화에 봉착한 그림... 히타이트는 바로 그런 것 비슷한 풍광을 접해야 하는 꼬리아 서울 나들이를 감수하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그 지경에서 살고 있는 민초들은 양이 아닌 쥐와 닭의 지배를 감내해야 하는 처지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이 평화롭게 노닐던 우리를 쥐와 암탉이 거칠게 헤집고 다니자 그 난장을 피하여 울타리를 뛰어넘는 양들조차 생겨나고 있었다.

 

때는 21세기 초반의 어느 늦봄이었다.

꼬레안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난 반세기 동안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눈부신 경제개발을 이룩하여 전 세계 인민들의 칭송을 받아왔던 아름다운 기억을 추억으로 공유하고 있었다. 히타이트가 머물렀던 지구별에서 한강의 기적은 강변의 기적으로 치면 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한강의 기적'이란, 지난 2차 세계대전의 주범이었던 도이취인들이 이룩한 경제부흥을 빗대어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러왔던 것에서 유래한 코멘트였다.

 

도이취 인들과 같은 반열에 오른 듯한 착시현상마저 불러일으키는 멘트,

그런 자랑스러운 비유의 대상이 되었던 역사는, 비록 국사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이라 하여도 꼬레안 양떼라면 모르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좀 야박한 감이 없지 않지만 사실을 고백하자면 그런 멘트는 근본이 불분명한 자부심에 다름 아니었다. 히타이트가 보기에는 지구별 종족이 신으로 모시는 자가 꼬레안 양들의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오게 하여 북쪽의 늑대족마저 흡수 통일할 수 있다는 망상을 움터나게 한 것이 그 기원이었다.

 

지난 군부독재의 18년 통치를 유업으로 물려받은 암탉..

그런 유산-경제부흥의 소산-은 무능해 보이는 그녀에게 정권 획득의 기반이 되었음을 히타이트 역시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꼬레안의 반쪽 인사들은 그런 닭을 매우 싫어하였으며, 일부는 SNS를 통하여 설익은 혐오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있었다.

 

좌파 반정부 족속들의 선견지명이 있어서 일까?

암탉이 정권을 차지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 수학여행을 떠나던 꼬레아 중부지방의 청소년 양들이 꼬레안의 위대한 제독 이순신의 빛나는 영광이 어려있는, 이른바 울돌목이라 불리는 어느 언저리에서 어처구니없이 수장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선박 침몰과 그 이후 벌어진 늑장 대응과 무책임과 무능과 핑계의 정치를 목도하고 아연실색하여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반도의 꼬레안 양떼들...

 

그때 암탉을 대신하여, 그리고 부패한 완구꼬붕이 잘린 후 그 역할의 대행자를 적시에 제시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갈지자 정치 운전자들 무리의 하나로 언론에 얼굴을 내민 이가 바로 보복부의 문어대가리였다. 이제 꼬레안은 양다리, 팔(8개)다리의 둘러막기 신공을 발휘하는 문어대가리 쇼를 억지 관람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형국을 맞이하게 되었다.

 

초여름에 접어드는 어느 날, 저 먼 중동의 낙타 나라를 다녀온 한 노친네가 MERS(메르스)라고 서양아그들이 이름 붙인 신종플루의 일종을, 마치 문익점이 붓통에 목화씨를 담아 들여왔듯이, 자기 몸에 바이러스를 무의식적으로 숨겨 들어와서는 비도덕한 꼬레안 병원 내에서 바가지로 물을 끼얹듯 역병의 씨앗을 흩뿌리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그리고 시간이 가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내 비치기는커녕 상황 얼버무리기를 거듭하는 문어대가리를 보며 양들이 지루함을 토로하기 시작하자, 수도서울을 담당하는 날렵한 원숭이 시장이 꼬레안의 따분한 심기를 파고들며 손오공식 신공쇼를 연출하였던 것이다.

 

무능 암탉과 뺀질 문어대가리를 공격하는 원숭이 시장표 심야의 주말 브리핑 신공을 실시간으로 구경했던 히타이트는 원숭이와 문어대가리와 암탉과 최팔계가 펼치는 동물농장 드라마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다. 이상한 나라는 결코 히타이트를 실망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원숭이 시장이 재빠르게 무대에 올라서는 것을 보고 역시 원숭이라 감탄했던 히타이트.. 원숭이 시장이 조금 과하게 들이받았다 싶은 감도 없지 않았지만, 이내 암탉 정권은 어울리지 않는 신속한 행동으로 원숭이 시장과 타협을 하는 게 아닌가.

 

드라마 같은 현실세계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히타이트는 '한강의 기적', 그리고 '사스대응 우수국'이라는 지난 선배들의 영광스러운 업적에 먹칠하는 암탉 정권의 무능을 쳐다보며 꼬레안 양들은 내심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내 궁금해졌다. 히타이트의 눈에는 '쥐'정권이 부패정권이었다면, '암탉' 정권은 무능정권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이른바 지구별 여행자 히타이트가 보기에는 MERS 사고의 원흉은 무능한 암탉정권과 비도덕적인 의료 정상배들인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두 주체가 합작하여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섬광같이 반짝이는 방역 불량국의 깜짝 쇼를 벌였던 것이다. 초장에 문어대가리 장관과 그 수하가 언론에 등장하여 내뱉은 일성은 낙타 나라처럼 의료 수준이 낮지 않은 꼬레아에서는 감염력 0.7에 불과한 MERS의 전염이 확산될 일은 없을 거라는 자신감의 천명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때 히타이트는 갑자기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려지는 걸 느꼈다. 이 나라에는 분명 낙타 나라의 외교관들도 상주하고 있을 터인데 저렇게 노골적으로 타국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정부 당국자가 서슴없이 해대다니.. 정말 수준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솔직히 의료 수준이 높은 지는 모르겠으나 관료의 행정능력과 의료인의 도덕률은 이미 시궁창에 처박혀 있음을 웬만한 세계인들은 다 간파하고 있으리라 여겨지는데, 꼬레안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쪽바리와 양키의 밀월이 꼬레안 양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고 있어도, 찍소리 못하는 꼬레안 암탉 정권.. 정부는 지금 자국이 전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음을 진정 모르고 있다는 말인가!

 

해가 길어져 가고 있다.

반도에 여름 태양이 등장하면 북구의 백야 현상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낮이 꽤 길어진다. 동지섣달 아침 6시에 일어나면 깜깜한 한밤중처럼 어둡지만, 썸머데이 여름에는 그 시각이 되면 그냥 훤하게 날이 밝아 온다. 그리고 7시면 해가 중천까지 떠올라 배시시 웃어댄다. 저 하늘의 태양은 똑같은 하나인데 지구 행성의 쳐다보는 장소에 따라 모습도 다르고 열기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히타이트는 얼마 안 되는 코레아 여행기간 도중에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계절이 1년 내내 지속되는 지경에서 살아보고 싶은 소망을 가졌었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기 위해 꼬레아 반도 남쪽 제주섬까지 신하를 보냈었던 반면, 거느리는 신하가 없는 히타이트는 상춘의 나라를 찾아 기약 없는 마음의 여정을 펼치고 싶었던 것이다.

 

오늘, 이 꼬레아 땅에서는 또 예기치 않은 에피소우드가 이상한 나라의 독버섯처럼 불현듯 피어올랐다. 꼬레아 반도에는 소수의 진보주의자들이 짝사랑하는, 별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좌빨 야당이 하나 있다. 그 공당에서 정치혁신을 꾀하겠다는 사탕발림을 내세우며, 이른바 일베들의 야유 섞인 별명인 <문충이>를 새롭게 탑재한, 허허실실 하고 어리벙벙한 대표 한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가 뽑은(공식적으로는 상곤 거사가 선출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김 아무개가, 친노와 친 DJ를 표방하지 않는 모든 당원을 <비노>라는 전제하에, '헌누리당의 세작'이라고 몰아세우는 사단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그때 히타이트가 바라보니 문충이가 사색이 된 얼굴로, '세작'이란 매우 부적절한 말이라며 유야무야 시키려는 모습이 TV로 송출되고 있었다. 비록 지난번 1차 사단에 비해 행동은 조금 빨라졌지만, 문충이의 저런 뜨뜻 미지근한 태도로 인하여 당대포(정 전최고위원, 지금 2차 탄핵정권에서 맹활약하는..)의 설화사건이 발발하였다고 재단하는 것이 장삼이사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그런 히타이트의 뇌구조, 눈알 형상으로 미루어 볼 때, 집권당이 세월호와 메르스로 자신의 무능함을 전 세계에 알몸 드러내듯 까발렸다면, 반대편 쪽에 서 있는 비슷한 정치집단은 찰스와 백대가리(아마 전직 소설가이지?)의 공동 체제에 이어 문충이의 원맨쇼를 지겹게 되풀이하는 형국을 고장 난 시계처럼 땡그랑땡그랑 거렸다. 하여 그 무미건조함에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다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기 생업에 열중인 시정의 양떼들은 일종의 관객모독을 느끼는 처지였었다. 오늘, 에피소우드의 주인공 김 아무개는 <세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단어 자체가 가지는 폭발력을 상당 부분 완화시켜 배달하였다고 스스로를 자찬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계산까지 하고 사용한 단어인지 아니면 자기 유식을 과시하기 위한 선택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경우라 하더라도 정치꾼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불의의 말 펀치를 날린 것에 다름이 아니었다.

세작이라니..

두서너 개가 등재된 사전적 의미 가운데 설마 김 아무개가 <제일 먼저 나온 어린잎으로 만든 녹차>라는 뜻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결국 <간첩>의 옛말이라고 모두가 인식하는 쪽으로 발언한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종편에 나온 어느 구 야당 정치인의 입에서는 사어가 되어버린 <사꾸라>라는 단어까지 되살아났다.

 

이상한 코미디의 나라에 대해 히타이트는 헤르만 헤세식 유리알 유희마냥 사유했다. 이 나라의 야당 인사들은 언제쯤이나 분열의 DNA라는 천형과 같은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있을는지... 세작이라는 표현을 했으니 <막말>도 아닌 <막소리>라고 비아냥거려도 김 아무개는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진짜로 말과 언어의 범주에 끼워줄 가치가 없는 씻을 수 없는 실언을 한 것이다.

 

Forester’s House in Weissenbach II (Garden), 1914 [detail]

 

꼴불견의 나라..

<친노>라 불리는 정치인들은 왜 이렇게 정제되지 않은 말을 함부로 뱉어대는 것일까? 이것이 노통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은 아마추어임을 자뻑하는 것 밖에 안 된다. 왜 이렇게 아마추어적인 프로가 이 나라에 바글거리는 것일까? 히타이트는 종내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 권력의 시녀라고 비하되는 집단-검찰-은 이른바 의료혁신투쟁 위원회라는 듣보잡 단체에서 유언비어 수사의뢰가 들어왔기 땜에 원숭이 시장을 조사하겠다는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오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처럼 피어오른 두 가지 에피소우드는 이상한 나라답지 않게 웃기는 소스를 제공한다. 진짜 웃기는 나라다. 검찰이 얘기하는 의료혁신투쟁 위원회는 알고 보니 6월 14일 날 설립된 단체란다. 어제 날짜.. 야당 떨거지들이 '혁신', '혁신'하니 그것으로부터 힌트를 얻어서 내걸은 문패라는 감이 느껴지는데, 그런 감으로 본다면 아마 의료혁신투쟁 위원회는 까스통 할배 그룹과 같은 계열이 아닌가 싶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수사 요구에 적극 부응하여 조사에 들어가겠다는 검찰은 원숭이 시장이 다음 대선의 위협적인 존재라고 인식한 것일까?

 

털북숭이 원숭이 시장..

많이 성장했네.. 서울시장 보선에서 찰스로부터 후보 단일화 양보를 얻어내었을 때만 해도 5%의 지지를 받는 정치판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한 밤의 브리핑 신공으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로 올라서게 되자 싹부터 잘라버리겠다며 권력의 시녀가 칼을 빼 든 모습처럼 비쳤다. 대다수 좌빨 혹은 진보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을 것이 틀림없다. 검찰은 쥐정부에서 전직 대텅을 죽음의 벼랑으로 몰고 간 전력이 있지 않은가!

 

꼬레아는 또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는 모양새다.

다음 총선이 가시권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그런 해석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여행자 히타이트의 눈에도 뻔히 보이는 국제정세의 소용돌이를 꼬레아 선박의 돌림 선장들은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는 듯싶었다. 반도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이 틀림없어 보였다.

 

닭 정권이 군림하는 남쪽은 양떼를 개무시하고, 개구라 치고, 개소리 늘어놓기를 즐겨하는 잡견들이 권부 주변에 바글거리는 반면, 돼지가 3대째 왕 노릇 하는 북쪽은 늑대의 본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남쪽 울타리 너머로 힐끔거리는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나라족과 대륙족, 그리고 나라를 반동강 낸 양키와 북극곰이 기웃거리는 반도 내에 갇혀서 분열과 정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나라... 이런 나라가 어찌하여 오늘날까지 지구상에 살아남았는지 신기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번쩍, 뒤통수 꼭지 언저리에 섬광처럼 빛을 발하며 히타이트의 뇌리를 관통하여 척수 밑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푸른 집 구중심처에서는

제갈길 욜라 잘 걸어가고 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