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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은둔지국의 닭여왕 / 7 - 여름날의 추억

7  꼬레아 반도는 7월이면 장마가 온다. 8월부터 9월 사이에는 태풍이 올라온다. 그렇게 여름을 식혀주고, 대지에 물을 공급하여 초목이 성장하도록 하는 반면에 하늘을 날지도 못하고 바다를 유영하지도 못하여 오로지 땅에 붙어서 사는 종족들은 장마가 오거나 태풍이 불 때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거나 바람과 비의 공격으로 무너져 내리는 흙담과 산사태와 뿌리 뽑힌 나무들에 의해 생명을 잃기도 한다. 그래서 장마와 태풍은 한편으론 이롭고, 한편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해로운 힘으로 받아들인다.  장마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흐린 날과 습기와 빗물을 우산과 장화로 버텨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태풍이라는 놈은 생명을 빼앗아가거나 소중하게 쌓아 올린 삶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살다 보면 알게 ..

South Korea Story 2025.03.23

사랑-김수영

사랑-김수영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그러나 너의 얼굴은어둠 속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번개처럼번개처럼금이 간 너의 얼굴은  ......................................... 나의 감상​김수영 시인은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를 관통하며 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아마도 내가 생각하기로그의 대표 시는 이라고 여겨지는데 그게 김수영을 그를 그렇게 부르게 만들었을까? 설마 그 시 하나로 그리하였겠는가. 그는 그 시 하나뿐 아니라 자신이 창작해 낸 모든 시 안에 의 의사를 강하게 어필하지 않았는가.  하지만퀭한 두 눈망울과 야윈 그의 얼굴을 사진으로 접할 때마다그분은 꽤나 힘들게 인생을 살아가지 않으셨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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