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꼬레아 반도는 7월이면 장마가 온다. 8월부터 9월 사이에는 태풍이 올라온다. 그렇게 여름을 식혀주고, 대지에 물을 공급하여 초목이 성장하도록 하는 반면에 하늘을 날지도 못하고 바다를 유영하지도 못하여 오로지 땅에 붙어서 사는 종족들은 장마가 오거나 태풍이 불 때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거나 바람과 비의 공격으로 무너져 내리는 흙담과 산사태와 뿌리 뽑힌 나무들에 의해 생명을 잃기도 한다. 그래서 장마와 태풍은 한편으론 이롭고, 한편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해로운 힘으로 받아들인다. 장마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흐린 날과 습기와 빗물을 우산과 장화로 버텨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태풍이라는 놈은 생명을 빼앗아가거나 소중하게 쌓아 올린 삶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살다 보면 알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