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지는 푸르다 - 서대경 나는 결국 이 길 위로 돌아와 있다, 이 길은 무엇인가, 나는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을 본다, 아무도 없다, 오직 싸늘한 푸른빛에 잠긴 텅 빈 길만이, 저 너머로 끝없이 뻗어가는 소름끼치는 푸름만이 내 앞에 있다, 무엇이 나를 이 길 위로 옮겨다 놓는지 알 수 없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아이였을 때부터, 아버지의 매질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열세 명의 아버지의 매질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일년에 한두 번, 그러다가 한달에 한두 번, 언제부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이 길 위로 돌아와 있다, 지금은 하루의 대부분, 아니 일년의 대부분, 그런 것 같다, 그러는 사이 세월이 흘렀고, 나는 이제 서서히 머리가 벗겨지는 나이가 되었다, 집에서 아내가 집어주는 사과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