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이돈형 나는 죽었다비좁은 방에서 좀생이처럼 굴다 헐렁한 새벽에 끼어 죽었다날마다 죽겠다는 거짓말을 하며 수많은 거짓말에 파묻혀 죽었다잘 가세요 잘 있어요 누구나 흔드는 생의 손 한번 흔들지 못하고 죽었다죽고 싶다고 외치다가 죽어도 죽기 싫다고 외치며 죽었다두 다리를 흔들며 복, 복, 복 거리다 복에 겨운 줄 모르고 죽었다불행한 생을 흉내 내다 다정한 생의 지퍼를 열고 죽었다독설을 뱉으러 비 내리는 한탄강을 찾아가 독설에 빠져 죽었다 육체를 사랑한 여인의 배꼽 위에서 그녀의 위로를 견디지 못해 시들어 죽었다죽지 않으면 죽을 만큼 살고 싶어질까 봐 미안해 죽었다짜장면을 시킬까 짬뽕을 시킬까 수없이 고민하다 죽었다공짜 좋아하다 공짜로 얻은 죽음이라 좋아 죽었다아주 긴 죽음에서 깨어나듯 그렇게 기지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