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이야기의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당시 철강회사 생산공장의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다. 지방 해안도시인지라 나홀로 직장이 위치한 그 도시에서 주중이면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기숙 겸 아파트와 공장을 왔다리갔다리 하며 생활하고, 주말이면 가족이 있는 서울로 씽씽 왕래하는 처지였다. 그럼 가족 구성원은? 나에게 가족이라고 해봤자 연로하신 어머니와 성인이 된 두 딸이 전부다. 아이 엄마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지 몇 해던가.. 암튼, 나는 주말이면 서울 집으로 올라와서 어머니와 딸을 보고 다시 지방도시로 내려가 직장 생활하는 삶의 쳇바퀴를 타는 다람쥐였다. 다람쥐는 한해, 두 해를 아니 그 이상의 세월을 반복해서 굴러먹어도 불평이나 새로운 모색을 할 생각이 없는 존재다. 그런 나에게 ..